잡동사니

* *

김동률 명품 콘서트， 1만명 울린 ‘감동의 멜로디’

2008-06-15 10:50:49, Hit : 2277

작성자 : 구경애

- Download #1 : 20080614_rul.jpg(103.7 KB), Download : 74

[쿠키 연예] 역시 김동률이었다. 몇 번의 앵콜 무대가 끝나자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클래식 공연에서 지휘자 및 연주자를 열광하며 칠 법한 기립박수다.

이 광경은 10분간 지속됐다. ‘명품 콘서트’의 새 지평을 연 김동률은 감동의 멜로디로 1만 명 관객의 마음을 적셨다. 감미로운 공연에 취한 관객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수없이 ‘김동률’을 외치며 환호했다.

13일 오후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김동률 2008 에필로그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2004년 ‘초대’ 콘서트 이후 4년 만에 열린 김동률 콘서트는 섬세함의 결정판이었다.

‘사랑한다는 말’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로 무대를 연 김동률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객석을 메운 관객에게 인사를 건넸다. 김동률은 검은색 뿔테 안경에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SBS 드라마‘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을 연상시킬만큼 감미로웠다.

이날 무대는 대형 클래식 공연을 방불케했다. 49인조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백밴드 12명, 코러스 30명, 게스트 뮤지션 등 총 100여 명이 무대에 올라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다. 200여명의 스태프들이 참여했으며 총 7억 원을 투자했다. 김동률은 일주일 전부터 체조경기장을 대관하는 등 이번 공연에 심혈을 기울었다. 무대 조명부터 동선까지 꼼꼼히 체크했다. 그의 섬세한 배려는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동률의 하모니를 완성시켜 준 게스트

김동률의 명품 공연을 위해 이소은, 이적, 마이앤트메리의 정순용 등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했다. 1부에서는 이소은과 이적이, 2부에서는 정순용이 등장했다.

이소은은 김동률을 위해 1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둘의 하모니는 11년 전 그대로였다. 탑 드레스을 입고 등장한 이소은은 “너무 설렌다. 김동률씨의 노래는 언제 불러도 기분이 좋다”며 “라식 수술 때문에 화장하면 안 되는데 이번 공연을 위해 살짝 발라봤다”며 재치 있는 말도 건넸다.

이적과 함께 한 무대는 카니발로 활동했던 1997년으로 시간을 되돌려 놨다. ‘그땐 그랬지’ ‘거위의 꿈’ 등을 열창한 이들은 환상 호흡을 자랑했다. 김동률은 “서로가 없으면 이제 허전하다”며 이적을 향한 끈끈한 우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1부 공연이 끝나고 영상과 함께 흘러나온 이적의 내래이션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정순용과 함께 한 무대에서 김동률은 관객에게 특별한 선물을 했다. 간단한 스텝을 밟으며 몸을 흔들더니 내친 김에 허리 돌리기 댄스까지 선보였다. 그는 다소 쑥스러웠는지 혀를 내밀며 수줍어했다. 관객은 김동률의 작은 댄스 하나에도 열광하며 박수를 보냈다.

풍부하고 감미로운 음색 ‘1만 명이 빠져들다’

1994년 전람회 1집 앨범 ‘기억의 습작’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김동률은 가수 15년차다. 이날 무대는 관록의 향연이었다. 100여명이 함께 한 오케스트라는 김동률이 지휘하는 목소리에 따라 움직였다. 김동률은 체조경기장을 채운 1만 명을 일일이 만나 악수하듯 섬세한 배려와 풍부한 음색으로 다가갔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에도 김동률의 음색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무대 가장 앞에서 객석 구석까지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클래지콰이의 알렉스가 불러 화제가 된 ‘아이처럼’을 부를 땐 “이 나이에 또 다시 히트곡을 가질지 몰랐다”며 “몇몇 사람들은 알렉스 노래인 줄 아는데 내 노래다”며 재치 있는 말로 좌중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취중진담’을 부를 땐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1996년 전람회 2집에 수록됐던 ‘취중진담’은 이제 그의 명곡이 됐다. 12년 전 노래지만 관록이 묻어 한층 더 풍부해진 느낌이었다.

김동률은 무대가 끝날 무렵 관객에게 고마운 마음을 다시 전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음악 인생을 통틀어 지금이 내 인생의 최고 전성기인 것 같다. 지금 주신 사랑을 평생 나눠 쓰면서 꾸준히 음악을 하겠다. 정말 믿겨지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멜로디’ 영상이 나가고 무대의 막이 내렸다. 하지만 관객은 2시간30분 동안 쉼 없는 배려와 감동을 선사한 김동률에게 취해 떠날 줄 몰랐다. 관객들은 ‘김동률! 김동률! 김동률!’을 연호했다. 김동률도 관객들과의 만남을 아쉬워했는지 다시 등장했다. 몇 번의 앵콜 무대가 끝내자 비로소 김동률은 만면에 미소를 띠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관객 ‘브라보! 브라보! 브라보!’

무대가 끝나고 만나본 관객은 김동률 콘서트에 대해 하나같이 ‘만족 그 자체’였다며 감탄했다. 다음 무대도 꼭 오고 싶다며 ‘열정적이고 대단했던 공연’이라며 김동률을 추켜세웠다. 20대 한 관객은 “음악에서 김동률의 솔직함이 그대로 묻어났다”며 “자주 공연을 열었으면 하는 소망”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전람회 1집 때부터 팬이었다는 한 관객은 “한결 같은 노력과 성실함이 무대에서 보여 졌다”며 “타 가수는 무대에서 화려한 연출에만 신경 쓴다. 하지만 김동률은 음악 자체로 승부한다. 김동률의 음악 자체가 곧 연출”라며 극찬했다.

50대 한 관객은 “다른 가수들의 공연을 많이 봤는데 이런 공연은 처음이었다. 과거 첫사랑의 아련한 감정까지 끌어올려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며 “관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겸손함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인간 김동률에게 반했다”며 감동적인 무대라고 털어놨다.

감동의 멜로디로 관객을 사로잡은 김동률 명품 콘서트는 현재 입소문을 타며 화제가 되고 있다. 김동률의 ‘에필로그’ 콘서트는 14일 오후7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